제 아들이 중학교까지 다닌 학교는 유대인 학교입니다.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방문한 학교에서 9년이라는 시간을 보낼 줄은 몰랐습니다.  덕분에 유대인 교육에 대해 보고배운 것이 조금 있습니다.  학생들이 만 13세가 되는 7학년이 되면 성인식을 거행합니다.  학교에서 해 주는 것은 아니고 자신이 다니는 회당에서 예배 의식을, 그리고 그날 밤에는 부모들이 정말 성대한 파티를 열어 줍니다.  이 성인식을 ‘바르 미츠바(בר מצוה)’라고 합니다.   ‘바르’는 아들이라는 뜻이고, ‘미츠바’는 언약(약속)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이제 언약의 자녀로 스스로 책임을 짓는 성인이 되었다는 의식입니다.  원래 여자 아이의 경우 12세(아마도 성장이 빠르기 때문일까?)에 성인식을 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아내는 아들의 7학년 한 해 동안을 매주 토요일마다 이 바르 미츠바 파티에 라이드를 해주어야 했습니다.

유대인의 자녀 교육에서 배울 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어렸을 적부터 신앙은 물론이거니와 정치 이해, 사회봉사, 경제관념 등의 교육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한국인의 교육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들의 교육을 흉내 내보고 싶어도 아들을 교육할 만큼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뿐입니다.  특별히 13세에 갖는 성인식이 중요한 이유는, 이제부터는 자신들이 배워온 것들을 기초로 자신의 인생에 ‘책임’지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율법을 지키는 일에도 자신이 책임을 진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하나님의 율법(말씀)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더 이상 부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습니다.

개신교에는 바르 미츠바는 없지만 대신 ‘세례’가 있습니다.  세례(Baptism)는 스스로 주님과의 관계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에 받게 됩니다.  세례를 통해 주님의 몸인 교회는 주님의 권위로 세례 받는 자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선언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성도들은 세례 받는 자를 한 몸으로 받아 계속 건강한 지체로 자라도록 돕게 됩니다.  물론 세례를 받는 당사자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오늘 두 명이 세례를 받습니다.  13세가 지났지만 아직 만들어져가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미래를 위해 잘 자라야 하는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책임감과 기쁨이 있습니다.  더 큰 기쁨과 책임감이 주어질 ‘내 년’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