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니밴을 타고 어디를 다녀 오는 중에 에어컨을 켰습니다. 그런데 에어컨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자세히 에어컨 작동 스위치를 보니 히터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아, 이래서 바람이 차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더 큰 문제가 있음을 감지했습니다. 더운 공기를 표시하는 빨간색에 맞춰진 히터치고는 바람이 덥지가 않았습니다. 몇 번을 확인해도 히터는 여전히 시원한 바람을 불어냈습니다. 이리 저리 생각해 보다 ‘아마도 히터의 퓨즈가 끊어졌나보다.’라고 저 스스로 진단을 해 보았습니다. 주말인데다가 주로 에어컨을 사용하는 계절이라 바로 손을 보지 않았습니다. 이틀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히터는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한 가정을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로 가는 길에서 평소보다 시끄럽게 들리는 엔진룸의 소리가 두 사람 모두의 귀에 들어왔습니다. ‘무슨 일일까?’ 하는 걱정에 차의 계기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엔진의 온도가 높이 올라가 3/4 지점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차를 세우고 확인을 해보니 냉각수의 통이 빈통이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으니 그 다음은 쉬웠습니다. 망가진 호스를 갈아주고 냉각수를 채워준 후에는 히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여전히 궁금한 것은 있습니다. 엔진이 뜨거우면 히터도 평소보다 더 더운 바람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어쨌든 괜히 퓨즈 박스를 붙잡고 시간을 허비했을 시간을 피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초대교회의 성도들이 궁금해 했던 것이 있습니다. 다윗의 언약을 굳게 믿고 있던 구약의 성도들도 갖았던 의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의 삶이 왜 고달픈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굳이 외부의 핍박 등을 배제하더라도,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파동 치는 불안, 불만족, 감정의 기복 등은 우리를 몹시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히터를 켰는데 찬바람이 나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무 상관없는 퓨즈 박스를 뒤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는 여전히 변화 없는 자신과 침묵하시는 듯한 주님께 실망하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계기판을 보는 것과 새 호스와 냉각수인데 말입니다. 우리가 찾을 것은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시 42편), 주님과 그분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는 일입니다. 그러면 주님이 내 안에 가득 채워질 것이고 의문도 사라질 것입니다. 또 한 번 쉽지 않을 소망을 발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