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효자라 해도 오랜 시간 병든 부모를,돌봐 드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짐작하게 합니다. 다른 사람의 병치레도 버거울 때가 있지만 자기 자신의 병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한국에서 ‘행복 전도사’로 유명했던 어느 분이 남편과 함께 동반 자살을 한 일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분은 몸이 많이 안 좋아져 2년 정도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오히려 폐에 물이 차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심장에도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여기에 심리적으로 병과 싸울 기력을 잃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자살을 택하고 말았습니다. 병으로 긴 시간 통증과 싸우는 것은 자기 자신의 문제라 해도 쉽지 않은 일임을 생각하게 합니다.
계속 안 좋았던 간 때문에 결국 약 2년전 병원으로부터 시한부 판결을 받은 이영희권사님이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보여 주었던 이영희권사님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짧지 않은 기간에도 실수로라도 자신의 삶을 한탄해하거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소리를 내지 않으셨습니다. 폐에 물이 차올라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괴로워하며 밤을 지새워도 아침 햇살과 함께 조금 나아지는 몸의 상태를 감사해 하곤 하셨습니다. 지난 1월에는 함께 우동을 먹으며 감사한 분들을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3-4주간은 그런 이영희권사님도 많이 힘들어 하셨습니다. 한 번은 너무 큰 통증에 혹시라도 실수하실 것이 걱정되셨는지,서둘러 돌아가도록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저는 이영희권사님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적어제 제가 본 마지막 몇 년간은 주님 안에서 성숙한 성도였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들만큼 무서운 통증과 긴 투병의 시간들 속에서도 자신을 잘 지킬 줄 알았던 아름다운 믿음의 여성이었습니다. 권사님을 인도하시는 주님의 사랑의 손 길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분의 마지막 기도 제목 중에는 우리 교회가 늘 평안하고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길 비는 소원이 있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좋은 주님을 이제 직접 보고 계시니 얼마나 좋으실까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특별했던 지난 2년 동안 함께 웃고 울고 기도하며 보냈는데 이상하게 미안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를 찾아 보려합니다. 위에서 뵙게 될 때 더 이상은 미안하지 않아도 되게 말입니다. 통증만으로도 버거운 마지막 시간들 속에서도 주님 안에서 인생의 짐들을 오히려 풀어가며 행복해 하던 권사님이 그리워지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