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방문하는 곳도 때로는 낯설게 느껴지는 곳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그렇습니다. 특히 국제선 청사는 자주 갈 일도 없지만 그것도 주로 오전시간입니다. 언젠가 늦은 밤에 본 국제선 청사는 마치 다른 공항 같았습니다. 화려한 조명을 통해 드러나는 청사건물의 아름다운 선들이 ‘이곳이 내가 알던 공항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공항의 풍경은 언제나 정겨워 보입니다. ‘Kiss and Fly.’라는 문구처럼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서로 안아주며 석별의 정을 나눕니다. 밀리는 차량들 때문에 서둘러야 하는 작별에 못내 아쉬워 하기도 합니다.
지난 주간 은사 한 분께서 방문을 하셔서 잠깐이나마 교제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공항으로 모셔다 드리는 차 안에서 조심스럽게 물으십니다. “혹시 1불짜리 있어?” 카트도 빌리시고 혹시 팁을 주실 일이 있으면 사용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마침 저에게는 현찰이 1불짜리 한 장만 있었습니다. 그것도 뒷좌석에 며칠째 떨어져 있던 것이었습니다. 걱정을 하며 공항에 들어서는데 카트 대여 스테이션에 신용카드 스티커가 붙어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른 내려 크레딧 카드로 지불을 하고 카트를 하나 뽑았습니다. 저희는 카트가 1불 도 하는 줄 알았는데 5불이었습니다. 1불짜리가 많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카드로 결제를 할 수 있어서 속으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되새기며 서둘러 짐을 옮기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출발하는 차를 끝까지 쳐다보시며 은사의 모습을 뒤로 하게 되었을 때,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뒷좌석의 1불을 드리지 못한 것입니다.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못내 죄송하고 혹시 잔돈이 없어 불편하실까 하는 염려가 쉬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늘 살고 있는 삶이지만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문제들로 아쉬움을 품고 살아야 할 때도 많이 있습니다. 마치 공항 나들이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주일로 한 회기가 끝이 나고 다음 주일에는 예결산을 위한 정기 제직회가 모입니다. 한 해가 또 저물었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공항이 있기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할 수 있는 가족, 친구가 있음에, 작은 액수라 쉽게 잊고 1불을 드리지 못했지만 또 만나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은사가 있음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 감사는 여전히 공항을 즐거운 마음으로 보게 합니다. 우리 주님 안에서 하루하루를, 한 해 한 해를 즐거운 마음으로 보게 되길 소원해 봅니다.